겨울이 길게 느껴지는 추운 밤 겨울이 길게 느껴지는 추운 밤에는 커피도 빨리 식어버린다. 조금씩 모르는 사이 내 안에서 식어가는 것들도 많겠지. 차가워진 손은 자주 비비거나 두 손 안에 입김을 불어 넣어도 되지만, 마음에서 차츰 식어가는 것들은 어떻게 하면 좋은가. 그러나 그 희미한 것들마저 이름을 몰라서 다정하게 불러줄 수조차 없다. 어쩌면 지금 나는 무거운 돌을 껴안고 살얼음 위로 한 발짝 한 발짝 겨우 발을 떼어가며 강을 건너고 있는 중인지도 모른다. 매일 나의 하루는 다이어리의 공백처럼 새하얗다. 이따금 그 공백에 공항의 활주로가 나타났다 사라지는가 하면 비행기가 이륙할 수 있도록 활주로에 커다랗게 그려져 있는 화살표 표시가 떡하니 공백에 들어가 있을 때도 있다. 먹어도 먹어도 채워지지 않는 허기, 시퍼런 입으로 떨고 있는 고.. 더보기 이전 1 ··· 24 25 26 27 28 29 30 ··· 8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