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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나시

10월 27일 바라나시 (1) 2010년 10월 26일 밤 11시 카주라호에서 출발한 기차는 바라나시를 향해 달렸다. 다음날 바라나시 정션역에 도착한 시각은 오전 12시. 창밖으로는 인도의 가을이 펼쳐지고 있었고 모든 것이 평화로웠다. 내가 정말로 인도에 와 있다는 사실이 꿈 같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얼마 후에 사라질 생각을 하니 가슴이 아려왔다. 끝나지 않는 여행을 꿈꾸는 동안 일체 모든 연을 잊고 싶을 정도로 한국에서의 기억들은 차갑게 식어버린 이미지들로 괴롭게 떠올려졌다. 왜 그래야만 했을까. 죽는 순간에도 어쩔 수 없이 길 위에 있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을 생각해보지 않는 건 아니다. 길은 얼마나 많은 것을 안고 있는가. 위험과 도피 속에 꿈이란 색깔을 지니고. 그러나 다시 떠나고 싶다. "변화를 두려워할 것인가, 아니면 고통에.. 더보기
10월 28일 바라나시 (2) 갠지스 강 건너편은 사후의 세계이다. 철수는 얼마나 많은 한국 사람을 만났을까. 마르까르니까 가트 (화장터)이다. 가까이에서의 사진 촬영은 금지 되어 있다. 나는 아주 가까이에서 오전 한 나절 그 모든 것을 지켜봤다. 그들은 다시 환생하지 않기 위해 여기 갠지스 강에서 업을 끝내려 한다. 솔직히 장작처럼 까맣게 타다 만 시체를 보고도 멍하니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모든 것이 그저 아무 의미 없는 듯. 여인들도 성스러운 강가에 나와 목욕을 한다. 쓰레기를 뒤지지 않으면 인도의 소라고 할 수 없지. 바라나시의 개들도 불가촉 천민처럼 불쌍하다. 털이 다 벗겨질 정도로 거의 모든 개들이 피부병을 앓고 있었다. 쓰레기를 먹는 소를 향해 셔터를 눌렀을 때 갑자기 그녀가 나타났다. 바라나시에서 찍은 사진 중에서 가장.. 더보기
11월 22일 ~ 11월 24일 다시, 바라나시로 네팔 룸비니에서 인도로 넘어오려면 소나울리 국경을 거쳐야 한다. 룸비니에서 국경까지 800루피를 주고 룸비니에서 만난 한국 사람과 세 사람이 택시를 탔다. 네팔 immigration 거쳐 100m쯤 더 걸어가면 인도 immigration이 있다. 건물이라고 볼 수 없는 허름한, 길가 쪽으로 그저 의자 몇 개와 탁자가 놓여있을 뿐이다. 출국심사와 다시 인도 입국도장을 찍은 후 100루피를 주고 이번엔 고락푸르로 향하는 택시를 탔는데 지프차와 비슷한 그 택시 안에는 무려 15명이 있었다. 그리고 11월 21일 고락푸르 역에서 밤 10시 30분 기차를 타고 바라나시로 출발했다. 다음 날 새벽 4시 조금 지나 바라나시에 도착했을 때 어떻게 해야할지 참 난감했다. 강가로 향할 것인지 아니면 기차역에서 해가 뜰 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