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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서랍

낙서금지

벽에 기대어 창밖으로 비치는 가로등을 응시하며 있다. 공허하고 고독한 빛 아래 풀벌레 소리만 아늑하게 들려올 뿐.
이따금 젊은 무리들의 발자국 소리가 풀벌레 소리를 밟고 지나가면 침묵이 깊어졌다, 묽은 수묵화처럼 다시 옅어진다.
저녁 무렵 한강가를 거닐다 어느 벤치에 울며 앉아 있다가, 누워있던 내 모습을 떠올려보았다.
강변북로. 내 위를 수많은 차들이 지나가고 있었고 다시 몸을 일으켰을 때 어떤 중년의 남자가 내 쪽을 향해 앉아있었다는 사실에
서둘러 자리를 떨고 일어났다.

깊은 밤, 새벽 골목을 걸어오다 늦게까지 희미한 불이 켜진 창문을 본 적이 있는가...
그러나 그 불빛 안에는 내가 있다. 내가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