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고별 창문으로 비치는 햇살이 오후의 전부일 때가 있다. 그 조그맣고 환한 빛은 끝내 나를 밖으로 불러내지는 못하더라도 겨우내 춥고 습기찬 어두운 방에 꽃다발처럼 잠깐동안의 평화를 살짝 던져주고 간다. 나는 가만히 햇빛이 내리쬐는 바닥에 조심스럽게 발을 옮겨 놓는다. 우두커니 서서 활기에 찬 것 같고 조금은 서글픈 세상을 본다. 그러나 투명하고 조용하고 허전한 것만 유리창을 통해 다시 나에게로 반사된다. 유리파편처럼 쏟아지는 침울.. 나는 늪에 꼬꾸라져 있는 듯하다. 어쩌다 조증처럼 반짝 일으키는 무언가가 있기는 했지만 구름 사이로 금방 들어가 버리는 해가 되는 꼴이었다. 그 와중에 만난 책과 음악들... 다큐멘터리..영화... "다이스케가 자기가 무엇 때문에 이 세상에 태어났는지를 골똘히 생각해 보는 것은 바.. 더보기 이전 1 ··· 4 5 6 7 8 9 10 ··· 8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