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어떻게 살고 싶은가, 나는. 오늘은 어떻게든 몇 자라도 글을 적어보려고 책상 앞에 앉았는데 괜히 얼굴을 벅벅 문지르다. 찬밥을 후라이팬에 데워 외로운 저녁밥을 먹다가 반찬 곁에 놓여있던 앙상한 선인장 화분에게 외로운 여자가 이렇게 앉아 외로운 저녁을 먹는데 너는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기도 했다. 또 밥을 먹으며 문득 얼마 안 남은 생을 조용히 보내고 싶은 할머니 유기견을 데려와 같이 살까도 생각해보았다. 혈기 왕성한 젊은 개에게 이 집은 감옥이겠고, 하루에도 몇 번씩 나는 다른 생을 꿈꾼다. 다른 生, 그 다른 생이 '도피'의 또다른 이름일테고. 그렇다고 선명하게 어떤 그림이 떠올라주는 것도 아니다. 요즘 나의 아침은 너무 우울한 나머지 폭발 직전의 다이나마이트 같다. 날카롭고 예민한 그 심정을 말로 표현하기가 누가 알아차릴까봐 무서.. 더보기 이전 1 ··· 66 67 68 69 70 71 72 ··· 8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