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처음 조카를 데리고 가까운 산에 올랐다. 정상이 가까울 무렵 조카는 안아 달라며 그 자리에서 꼼짝도 않는다.
나는 조카를 업고 천천히 계단을 밟는다. 예린아, 고모 힘나게 노래 좀 불러줘. 그러면 무슨 노래 불를까 곰 세마리! 응 곰 세마리. 조카는 곰 세마리를 부르다 하늘로 지나가는 비행기를 보았나보다. 고모 저 비행기는 어디 가는거야? 응... 집에 가나. 비행기가 배고파서 집에 가는거야? 응. 고모 저 비행기는 누구 비행기야? 글쎄... 고모, 아빠 비행기지. 응 아빠 비행기야. 조카는 매일 똑같은 질문을 건넨다. 내게 똑같은 질문인지 몰라도 조카는 새로운 사건일지 모르니 나는 되도록 생각해서 답을 하려고 하지만 그런 조카는 나보다 먼저 답을 알고 있다.
저 나뭇잎들이 다 떨어지기 전 나는 무슨 한 가지를 이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