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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월정사와 정동진

몇 년 만에 아주 짧은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평창군 진부에서 내려 월정사 가는 버스를 탔는데 그만 일주문을 지나치는 바람에 일주문부터 전나무숲을 통과해 절로 향하는 길이 아닌 월정사와 전나무숲 따로 만나는 기이한 경험을 했습니다.
숲을 통과할 때 수많은 나무 그림자들이 만들어내는 환상 같은 걸 따라가다 그만 이쯤에서 아주 길을 잃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월정사

친구는 5년 전 처음 한국 땅을 밟았을 때 중국 교환학생들과 이곳을 왔었다며 어렴풋이 기억을 떠올렸습니다. 파란 하늘을 찌를 듯 서 있는 팔각구층석탑. 그 석탑을 찍고 있는 친구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나무가 되고 싶은,



파도가 밀려오면 작고 앙증한 발로 종종거리며 물살을 피했다가 물이 빠져나가면 빠져나간 자리에서 무언가를 쪼아 먹던 꼬마물떼새, 정확한 새 이름을 모르겠습니다. 작고 어여쁜 새.




파도가 내 발자국을 어떻게 지우는지, 몇 번 다녀가면 지워지는지...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니 삶이 또다시 무료해집니다. 짧은 여행에서의 일들이 마치 몇 년 전에 일어났던 것처럼 뒤로 가속페달을 밟으며 멀어지는 걸 느낍니다. 9월의 정동진. 바다를 얼마만에 보았는지, 비키니 수영복을 입고 혼자 수영하는 친구는 바다만 보고 멀거니 앉아있는 저에게 바다가 그렇게 좋으냐고, 가만히 앉아 보고만 있는게 좋으냐고 물었습니다. 아슬한 생각도 했었지만.